▲ 지난 1월 6일 송파구 가락1동 주민센터 내에 조성된 공유부엌 ‘송파랑’에 모인 주민들이 만둣국을 만들기 위해 만두를 빚고 있다. 김호웅 기자
가락1동 주민센터 ‘송파랑’
오후 2~6시 공유부엌 운영
다양한 음식 만들기 프로그램
석촌호수변 공공 문화공간
‘더다이닝호수’‘고고스’활용
주민 건강관리·문화행사 개최
고가·대형 장난감 대여서비스
저렴한 비용으로 배송·수거
가정의 구매 부담 확 줄여줘
숙소와 차량, 물건 등을 다른 사람들과 나눠 쓰는 ‘공유경제’(Sharing Economy)가 전 세계적으로 대세로 자리 잡으며 경제 판도와 행정 영역까지 뒤흔들고 있다. 미국의 차량 공유 서비스 업체 우버(Uber)는 한국을 포함한 각국에서 불법 논란에 시달리며 규제의 대상이 되면서도 공유 경제를 상징하는 세계적인 유망 기업으로 도약했다.
한정된 자원을 최대한 활용하면서 골고루 다양한 분야에 배분할 수 있는 공유경제의 장점은 우리나라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특히, 서울에서 가장 많은 약 70만 명의 인구가 사는 송파구는 공공시설 안에 남는 공간과 장난감, 유명 강사의 강연까지 공유하는 사업을 선보이는 행정을 펼치며 공유경제의 미래를 실험하고 있다. 공유경제에 대한 대중적 관심을 행정과 접목한 대표적 사례여서 관심을 끈다.
◇가락1동 주민센터 내 공유부엌 ‘송파랑’= 송파구는 지난해 9월 가락1동 주민센터 3층 직원 식당을 인근 주민들에게 개방했다. 직원들의 식사 시간을 제외한 오후 2시부터 6시까지 ‘송파랑’이라는 공유부엌으로 운영하기로 한 것이다. ‘송파랑’은 ‘송파의 사랑채’를 의미한다. 구는 공유부엌과 함께 주민센터 2∼3층에 카페와 미디어센터를 설치하고 이웃 간 정을 나누고 소통하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설했다.
평상시에도 주민 이용이 많았던 카페나 미디어센터와 달리 공유부엌이 제대로 운영될 수 있을지는 장담할 수 없었다. 하지만 개관 후 송파랑에 대한 주민 호응은 컸다. 지난해 9월부터 11월까지 3개월간 6회 진행한 음식 만들기 과정에 80명이 참여한 것. 주민들은 개별적으로 만들기 힘든 송편과 간편식, 김치를 전문 강사의 지도에 따라 만들며 만족해했다고 한다. 지난해 11월 마지막 과정이었던 ‘아빠와 도란도란 김장하기’ 체험 과정은 김장을 포기한 ‘김포족’들을 위해 기획됐는데 열 가정이 참가, 10㎏ 이상씩 김치를 버무리는 실력을 선보였다. 올해 1월 6일엔 설 명절을 앞두고 ‘만둣국 쿠킹 클래스’가 송파랑에서 열렸다.
▲ 지난해 11월 송파구가 석촌호수 변에 새롭게 조성한 공공 문화공간 중 예술품 전시장(사진 왼쪽)과 북카페.
◇석촌호수 변엔 무료 공공 문화공간 = 송파구는 2009년부터 석촌호수 서호변에서 민간위탁으로 운영되던 레스토랑 ‘더다이닝호수’와 ‘카페고고스’의 계약이 만료됨에 따라 이 일대를 수변 복합문화 공간으로 조성하기로 결정했다. “영리 시설 대신 공공 문화시설을 만들어 달라”는 의견을 받아들인 결과였다. 구는 지난해 11월 18일부터 계약 만료된 두 공간을 문화, 예술, 교육, 환경 등 다양한 공공 서비스를 경험하는 공간으로 활용하고 있다.
구 ‘더다이닝호수’ 1층엔 ‘석촌호수 건강관리센터’가, 2∼3층엔 ‘석촌호수 북카페’가 각각 생겼다. 건강관리센터는 석촌호수 산책을 하다 방문한 주민들에게 스마트 헬스 기기를 이용해 체성분 측정, 맞춤형 건강상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북카페에 가면 차를 마시며 책을 읽을 수 있고 개인 작업을 할 수 있는 ‘노트북실’도 있다. ‘카페고고스’가 자리했던 공간에서는 지난해 12월 배우 고창석의 연기 특강이 열리는 등 수준급 문화 행사들이 수시로 열리고 있다.
◇영·유아용 장난감 배달·수거 서비스도= 송파구 잠실역과 오금동, 위례동엔 각각 장난감도서관이 있다. 개별 가정에서 따로 구매하기 부담이 되는 고가·대형 장난감을 대여해 쓸 수 있도록 모아놓은 곳이다. 박성수 송파구청장은 2018년 6·13 지방선거에서 직접 설치를 공약할 정도로 장난감도서관에 공을 들였다. 송파구는 이에 그치지 않고 지난해 12월 24일 주민들이 집에서도 장난감을 빌리고 반납할 수 있는 서비스를 시작했다.
송파구 내 미취학 자녀를 둔 가정은 연회비 1만 원과 배송·수거 비용 2500원만 내면 2주 동안 도서관이 보유한 모든 장난감을 빌릴 수 있다. 이 중 아기체육관, 미끄럼틀, 점퍼루, 아기자동차 등 대형 완구는 집에서도 받아보고 반납할 수 있도록 했다. 지정된 수거일에 이용자가 집에서 기다릴 수 없으면 빌린 장난감을 직접 도서관으로 반납할 수도 있다. 구는 배송 대상 대형 장난감을 오금동 도서관에 있는 운영 공간에서 다른 대여품과 별도로 관리하고 있다. 배달·수거 서비스 관련 상세한 내용은 ‘장난감도서관 홈페이지’(www.spscc.or.kr)를 참고하면 된다.
노기섭 기자 mac4g@munhwa.com